[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저우허양-이창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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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불길함 느낀 李9단 빠른 움직임

제4보 (77~102)〓백△의 요소 를 넘겨주면서 국면은 불길하게 흐르고 있다. 실패를 느낀 李9단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어떤 위급한 경우에도 유유히 때를 기다리는 것으로 정평있는 이창호9단이 지금은 77로 쳐들어 갔다가 다시 79로 때리는 등 동분서주하고 있다.

79의 목적은 81로 먹여쳐 이 대마의 사활을 추궁하는 것이다. 우선 패를 한번만 이기면 '가' 로 막는 수를 선수할 수 있다. 그러나 저우허양8단은 83의 용패에 간단히 불청해버린다.

"상변에서 흑이 입은 손실도 15집 이상. 우변을 살린 것이 더 컸지만 형세는 여전히 어둡다." (홍태선8단)

李9단에게 물어보면 "좌상귀의 패가 해소되지 않고 있는 것이 무엇보다 괴로웠다" 고 말할 것이다. 87부터 99까지 이창호는 굉장한 스피드로 좌충우돌하며 판을 흔들고 있고 저우허양은 꾹꾹 참고 있다. 그런데 100에 대해 101로 받은 수가 지나쳤던 모양이다.

'참고도' 흑1로 수비할 기회였다. 백A가 준 선수인 만큼 백은 2에 두면 넘어갈 수 있다. 그러나 이 교환 자체로 흑은 안전을 확보한다. 불리한 대로 장기전이 되는 것이다.

102로 끊겨 힘겨운 급전. 李9단은 불리한 형세인 만큼 난전을 원했던 것인지도 모른다(82〓◎, 84〓79).

박치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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