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람]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첫 참가 북한 리용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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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북한이 현재 수입하는 외국책 가운데 제일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남한 출판물입네다. 지금은 신문.잡지류를 수입하는 데 그치고 있지만 조만간 다양한 형태의 남북한 출판 협력이 이뤄질 것으로 봅네다."

18~22일 제52회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은 북한이 사상 처음으로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북한관 총책임자인 조선출판물수출입사 리용(55)사장은 최근의 남북한 화해 분위기를 반영하듯 한국 출판인들과 스스럼없이 접촉하며 협력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李사장은 한국관을 둘러본 뒤 "남한 서적, 특히 아동도서는 표지 장정의 질도 높고 내용도 좋다" 며 많은 관심을 보였다.

그는 이어 "우리 공화국에도 교육도서출판사나 금성출판사 같은 아동물 출판사가 있지만 남한에 비하면 책의 종류가 다양하지 못하고 남쪽만큼 동심 세계에 잘 맞춰 책을 만들지 못하는 것 같다" 며 남북 아동물출판 현황을 솔직히 비교하기도 했다.

북한측은 이번 도서전에서 '조선유적유물도감' 을 비롯, '리조시대의 회화' '조선료리전집' 등 2백20여종을 선보였다.

李사장은 "당초 더 많은 책을 준비했으나 항공운송비가 너무 비싸 막판에 규모를 줄였다" 며 "내년부터는 훨씬 많은 책을 소개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도서전에 대해 "홍콩이나 베이징 도서전에는 여러 차례 가봤지만 도이치(독일은 처음" 이라며 "다른 데는 책외에 상품도 판매하는 등 너무 상업화됐는데 이곳은 그 해의 세계 도서흐름을 알아볼 수 있을 만큼 도서전의 성격에 충실하다" 고 총평하기도 했다. 이번 도서전은 세계 최대규모로 1백9개국이 참가했다.

프랑크푸르트=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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