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공급 10만가구 2001년으로 이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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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주택업체들이 분양경기침체 등으로 아파트 분양을 내년으로 대거 미루고 있다.이 때문에 올해 50만 가구를 공급하려는 정부 목표 달성은 불가능하게 됐다.

주택업계에 따르면 올해 계획에 잡혔던 민간아파트 중 10만여 가구 분양이 내년으로 미뤄질 예정이다.

올해 내 분양계획을 잡아도 사업승인이 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지연되는 것을 감안하면 내년으로 이월되는 물량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난개발에 신도시설까지 '설상가상'=내년으로 분양이 넘어간 아파트는 수도권 5만8천여가구,지방 4만2천여가구에 이른다고 업계는 추정했다.

한때 수도권 아파트 분양시장을 주도하던 용인지역에선 마구잡이 개발에 대한 비난여론이 일면서 올 초부터 분양성이 크게 악화됐다.

경기침체로 소비자들의 구매심리가 움츠러든 데다 판교 신도시개발설까지 나오면서 일대 분양시장은 완전히 얼어붙었다.

프라임산업은 용인시 수지읍 상현리 5백20가구에 대해 올 1월 사업승인을 얻어 모델하우스까지 지었으나 결국 분양을 포기했다.

죽전택지개발지구는 분양에 걸림돌이었던 경기도의 실시계획승인이 올해 중 떨어져도 업체 스스로가 사업을 내년으로 미루고 있는 형편이다.요즘 분위기에서는 수요창출이 어렵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정부가 지난 5월 난개발 대책을 발표한 이후 준농림지 아파트사업이 어렵게 된 것도 공급 축소의 큰 원인이다.

올 봄 용인시 마북리에 사업을 추진했던 대림산업은 국토이용계획 변경이 어려워지자 연내 분양계획을 포기했다.용인에서 연기된 아파트는 9천여가구에 이르고 있다.

김포 장기·풍무동에서 분양예정이던 신안건설·대우건설,파주 교하면 와동리의 월드건설 역시 같은 이유로 사업을 미뤘다.

연내 분당에서 분양 예정이던 4개 주상복합아파트 1천7백여가구도 분양성 문제와 행정절차 지연 등으로 분양이 내년으로 넘어가게 됐다.

서울에서는 강남에 비해 분양성이 떨어지는 강북에서 연기되는 사업장이 많다.

동아건설 고현창 부장은 “대부분의 건설업체가 웬만큼 자신있는 곳이 아니면 내년으로 사업을 넘기고 있다”고 말했다.

◇잘해야 40만가구 공급=올해 50만 가구를 공급하기로 했던 정부 목표 달성은 물건너갔다.

건설교통부 관계자는 “연말에 사업승인 신청이 몰리는 것을 감안해도 올해 40만 가구 이상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전적으로 사업승인 기준이어서 분양승인을 받아 실제 소비자에게 공급되는 주택은 올해 20만∼25만 가구도 못미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서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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