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상담 노크하세요 <19>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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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미 DYB수학 초등 팀장

Q 초등학교 2학년이다. 영어 연수를 보내려고 계획 중이다. 연수 후 한국에 돌아왔을 때 학교 공부를 잘 따라갈 수 있을지 걱정이다. 특히 수학의 경우 공백이 생기면 다음 학년을 따라가기 힘들다고 하는데, 외국에서 따로 한국 교과서로 공부를 시켜야 하는지 궁금하다.

단기든 장기든 영어 연수를 보낼 계획이라면 수학에 대한 부담이 적은 4학년을 겨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4학년 교과과정도 사각형, 소수 등 중요한 개념들이 정립되는 시기지만 아직은 연산의 정립단계이기 때문이다. 계산력을 꾸준히 연습하면 연수기간의 공백을 메우는데 크게 어렵지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예상 연수 기간을 따져서 공백기에 배울 내용을 한번 훑어보고 떠나는 것이다. 예를 들어 4학년이 될 시기에 1년간 외국에 나가 있다고 하면, 3학년에 미리 4학년 과정을 익히는 것이 좋다.

대부분 유학생들은 연수기간 동안 한국보다 시간적 여유가 많았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출국 전에 아이 혼자 풀어볼 수 있는 문제집들을 여러 권 챙겨주는 것도 좋다. 1년 장기연수라면 복습을 할 수 있도록 3학년 응용문제집과 함께 4학년의 기본, 심화 문제집도 준비한다. 단기연수라면 4학년 기본, 심화문제집만 챙겨 한국에 돌아왔을 때를 대비하도록 한다.

5학년 1학기부터 수학은 더욱 어려워지고 중요한 단원이 많아진다. 이 때문에 늦어도 5학년 1학기를 맞이하는 겨울방학에는 꼭 한국에 돌아와 다음 학년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5학년 1학기 과정은 배수와 약수를 통해 약분과 통분을 배우고, 분모가 다른 분수의 덧셈·뺄셈을 하며, 분수의 곱셈을 배워 분수의 사칙연산이 정립되는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5학년 2학기 과정은 연산단원이 대부분이어서 연산을 꾸준히 연습한 학생들이라면 무난히 지날 수 있다. 6학년 1학기 과정도 반 정도가 어렵지 않게 지나갈 수 있는 단원들이어서 부족 부분의 보충에 큰 힘이들지 않는다.

선행학습을 하고 떠나도 연수 후에 말뜻을 이해하지 못해 문제를 풀 수 없거나, 개념을 이해하지 못해 적응하는데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6-가 비례식단원의 문제를 예로 들어보자. ‘하루에 8분씩 늦어지는 시계가 있다. 어느날 시보가 정오 12에 울렸을 때 시계를 정확하게 맞추어 놓았다면 이튿날 오전 6시에 이 시계는 몇 시를 가리키고 있을까?’ 별로 어려울 것이 없어 보이는 이 문제에서 아이들은 ‘늦어지는 것이 뭐에요? 더해요? 빼요?’ ‘시보가 뭐에요?’ ‘이튿날은 2일 후인가요?’ 등 여러 가지 질문을 한다. 이처럼 하나의 문제를 풀기 위해서 학생들은 많은 단어를 이해해야 한다.

그런데 연수를 다녀오게 되면 비례식이라는 것 자체가 무슨 말인지도 이해가 안 된다. 이럴 경우 비례식은 ‘proportion’이며 ‘An equation that shows that two ratios are equal’이라며 간단하게 수학용어를 영어로 바꿔주면 이해가 빨라진다. 단어의 정확한 뜻을 알 수 있도록 꾸준히 어휘력을 키워주면 연수 후에도 수학교과를 쉽게 따라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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