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소리] 재외동포 골탕먹인 택시기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외국에서 살고 있는 50대 후반의 사업가다. 고국이 그리워 가끔 한국을 찾고 있지만 이번에 황당한 일을 당해 기분이 상했다.

얼마전 친지와 함께 자동차를 타고 경기도 안성시에 있는 마둔저수지를 찾았다.

달라진 안성읍의 모습에 길을 찾을 수 없어 터미널 옆 택시정거장에 있는 한 기사에게 길을 물었다.

그 기사가 "물어보려면 차에서 내리세요" 라고 해 놀란 마음으로 차에서 내렸다.

그러자 주변의 다른 기사들이 "잘 가르쳐 드려라" 라면서 빙글빙글 웃어댔다. 마치 나를 조롱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꾹 참고 마음을 다스리며 그 기사의 안내대로 길을 가는데 전혀 엉뚱한 곳이 나왔다. 나를 골탕먹인 것이었다.

택시기사를 비롯한 서비스 업종 종사자들은 친절이 근본 아닌가. 더욱이 택시기사는 외국인들이나 재외동포를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그 나라의 얼굴이라 할 수 있다.

정부는 내년을 '한국방문의 해' 로 정하고 재외동포들의 방문을 환영하고 있으나 이같은 택시기사들이 있는 한 한국의 이미지는 구겨지기만 할 것이다.

오세웅.미국 텍사스주 달라스포드워드시 사우스웨스턴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