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타면 삶이 바뀐다"…독일 디 차이트 분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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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베를린=연합]독일 주간신문 디 차이트는 노벨상을 수상하면 수상자의 삶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극적으로 변한다고 최신호에서 지적했다.

우선 노벨상 수상자는 졸지에 공인이 되고 만물박사가 된다.

1991년 물리학상을 받은 생물 물리학자 에르빈 네어는 "노벨상 수상자가 세상만사에 관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면서 "전혀 알지 못하는 분야에 대해 답변을 요구받고 있다" 고 말했다.

78년 의학상을 수상한 스위스 유전학자 베르너 아르버 박사는 "사람들은 내가 세상의 모든 병을 고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고 고민을 토로했다.

노벨상 수상자들은 자연과학자들인 경우에도 전문분야는 물론 일반 사회문제에 대해 발언하고 공인으로서 활발한 활동을 한다.

지난해 의학상 수상자인 독일 출신 귄터 블로벨은 9억원이 넘는 상금을 동독지역 드레스덴의 문화유적 재건사업에 기부했다.

노벨상의 영광과 권위에 도취돼 자기중심적이고 과대망상에 빠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공동수상한 사람들의 경우 노벨상을 받자마자 심하게 싸우고 헤어진 사례들이 있다.

93년 노벨 화학상을 받은 캐리 멀리스는 누가 자기 학설을 비판하자 "일단 노벨상을 받고 나서 나를 비판하라" 고 말했다.

또 젊은 나이에 상을 받으면 연구의욕이 쇠퇴해 더 이상 발전을 못하는 부작용도 적지 않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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