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한국축구 "답답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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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잘해야 조 2위나 3위로 8강에 턱걸이. 제12회 레바논 아시안컵 축구대회에 출전하고 있는 한국의 신세가 처량해졌다.

한국은 17일 새벽(한국시간) 레바논 트리폴리에서 벌어진 B조 예선 2차전에서 쿠웨이트에 0 - 1로 져 1무1패(승점 1)를 기록, 조 3위로 떨어지면서 20일 인도네시아와의 마지막 경기 결과에 따라 8강 진출 여부를 가리게 됐다.

중국은 인도네시아를 4 - 0으로 대파, 쿠웨이트와 함께 1승1무(승점 4)가 됐으나 골득실(중국 +4, 쿠웨이트 +1)에서 앞서 조 선두에 나섰다.

8강 진출팀을 가리는 방식은 이렇다.

예선 A.B.C조 1, 2위 6개팀은 무조건 8강에 올라가고 3위팀 중 승점.득실차.다득점 순으로 상위 2개팀이 8강에 합류한다.

한국이 조 2위가 되려면 인도네시아를 큰 점수차로 이겨 중국-쿠웨이트전 패자보다 득실차에서 앞서야 한다.

한국이 인도네시아에 이기더라도 ▶중국과 쿠웨이트가 비기면 승점차로, ▶쿠웨이트가 중국을 적은 골차로 이기면 득실차로 3위가 된다.

그러나 한국이 인도네시아와 비기면 같은 2무1패(승점 2)가 돼 득실차(한국 -1, 인도네시아 -4)로 3위는 차지하지만 8강 진출은 힘들 전망이다.

조 2위나 3위로 8강에 진출한다 해도 험난한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2위일 경우는 C조 2위(사우디아라비아 예상)와, 3위일 경우는 A조 1위(이란 예상)와 각각 8강에서 맞붙는다.

자칫하면 4년 전과 똑같은 양상이 벌어질 수 있다.

당시 한국은 골득실차로 8강에 겨우 진출했으나 8강전에서 이란에 2 - 6으로 대패한 바 있다.

한국은 이날 한수 아래라던 쿠웨이트를 맞아 졸전을 펼쳤다.

초반부터 양쪽 측면 돌파에 이은 센터링을 계속 허용, 위기를 맞던 한국은 결국 전반 42분 바샤르 압둘라의 패스를 받은 알 후와이디에게 오른발 결승골을 내줬다.

한국은 후반 유상철과 노정윤 대신 하석주와 윤정환을 투입하며 반전을 꾀했으나 위력없는 센터링만 고집하는 답답한 운영으로 쿠웨이트 골문을 열지 못했다.

이동국의 두차례에 걸친 득점찬스는 쿠웨이트 골키퍼 팔라흐 다브샤흐의 선방에 걸렸고 종료 직전 이영표의 오른발 슛도 크로스바를 넘어갔다.

손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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