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소리] 소비자권리도 예의 갖추며 주장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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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최근 모 여객회사 사무실을 잠시 봐주게 됐다. 기사들의 출석여부만 체크하면 되는 간단한 일이었다. 그러나 쉬지 않고 걸려오는 항의전화에 다른 일은 조금도 할 수가 없었다.

얼마 전에는 한 젊은 여성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는데 그녀는 대뜸 흥분한 목소리로 "기사 이름을 대라" 고 고함을 치기 시작했다.

내가 "그쪽 연락처와 이름을 알려주면 기사가 돌아오는대로 전화를 하도록 전하겠다" 고 했더니 그게 화근이 됐다.

그 여자는 대뜸 반말로 "사장을 바꾸라" 며 "사장을 바꿔주지 않으면 인터넷에 당신과 택시기사와 회사를 올려서 심판을 내리겠다" 고 협박조로 말했다.

뿐만 아니다. 마치 소비자는 그러는 것이 당연이라도 한 듯 대뜸 회사만 확인한 뒤 원색적인 욕부터 시작하거나 사표를 쓰게 만들겠다고 협박하는 사람까지 있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수많은 고객을 상대하는 서비스 공급자들의 중압감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자신의 입장만을 무차별적으로 주장하는 게 과연 옳은 것일지. 소비자들 역시 서비스 공급자들에 대한 에티켓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정세미.경기 오산시 갈곶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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