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매입'도 방법따라 주가 희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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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1면

코스닥시장에서 주가관리를 위해 자사주를 매입할 경우 등록기업이 자사주를 직접 취득하는 것보다 신탁계약 체결을 통해 자사주를 사들이면 주가 상승률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차이점은 지난달 코스닥시장에서 자사주 취득과 신탁계약 체결을 공시한 기업들의 공시일 이후 7일째 주가를 비교한 자료에서 드러났다.

등록기업이 시장에서 주식을 직접 사들이는 직접취득 방식을 이용한 기업들은 하이퍼정보통신·동양매직 등 8개사로 비교기간 중 평균 5.08%의 하락률을 기록했다.태인테크 등 3종목은 주가가 오르기도 했지만 동양매직 등 5종목은 주가가 하락했다.

이에 반해 자네트시스템 등 13종목은 평균 9.22%의 주가 상승률을 보였다.우리기술 등 4종목의 주가가 내리기는 했지만 나머지 9종목의 경우 주가가 최소 10% 이상씩 올랐다.

똑같이 증시에서 자사주를 사들이는 것이지만 최근 장세가 약세를 보이면서 직접취득과 신탁계약 사이에 뚜렷한 차별성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직접취득은 전일 종가 이상으로 주문을 하는데다 하루 중 매수량이 취득신고 수량의 10%로 제한돼 있고 그나마도 즉시 공시해야한다.

반면 신탁체결 방식은 매수상황 공시는 물론이고 매수조건도 따로 없다.이 때문에 자유로운 투자전략의 구사가 가능해지면서 하락장세에서도 주가관리에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결과 최근 들어서는 자사주 매입 회사들이 직접취득 방식보다는 신탁계약 체결로 몰리고 있다.이달 들어 자사주 매입에 나선 누리텔레콤·엠케이전자·네오위즈·국순당·유니씨엔티·제일창업투자·한성엘컴텍·삼우 등 8개사는 모두 신탁계약 체결 방식을 택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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