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총리 모시기… 속타는 재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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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국내 대기업들이 아시아.유럽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주룽지(朱鎔基.사진)중국 총리 일행과 접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주룽지 총리는 17일부터 5박 6일동안 한국에 머무는데 대외경제무역부장 등 5명의 경제장관들이 수행한다.

모 그룹 관계자는 "중국이 워낙 큰 시장인데다 때마침 서부지역 대개발이란 21세기 최대 사업이 내년부터 본격화한다" 며 "총리 일정이 어려울 것이므로 장관 면담이라도 성사시키기 위해 알아보고 있다" 고 말했다.

특히 전자업계는 '중국의 제2세대 이동통신 사업에서 부호분할다중접속(CDMA)기술을 도입하겠다' 는 朱총리의 발언에 고무돼 사업 기회를 잡기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

朱총리 일행이 방한 중 국내 업계와 공식 접촉하는 일정은 오는 18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경제4단체 초청 오찬 간담회와 19일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공장 방문 등 두차례.

특히 기업인 1백50여명이 참석하는 오찬 간담회는 저마다 중국 진출의 감을 잡으려는 국내 기업의 경쟁이 뜨거울 전망이다.

이날 모임에는 박용성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김각중 전국경제인연합회장.김재철 한국무역협회장.전준식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장 등 4단체장을 비롯해 손길승 SK 회장.구자홍 LG전자 부회장.김윤규 현대건설 사장.조석래 효성 회장.손경식 제일제당 회장.고두모 대상 회장 등 주요 대기업의 오너.전문 경영인들이 대거 참석한다.

모임을 주관한 대한상의는 4단체에서 보내온 참석 희망자 명단을 취합한 결과 5백명이 넘어 3백50여명을 제외하느라 애를 먹었다는 것. 질문이 쏟아질 것으로 보고 朱총리의 연설시간(15분)보다 긴 20분을 기업인의 질의에 할당했고 질문 내용도 경제단체마다 두건씩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朴회장이 한중민간경제협의회 회장을 겸임하는 대한상의는 앞으로 대중국 경협사업의 민간 창구 역할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했다.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공장 방문에 대해서도 동종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공장 방문이 朱총리 일행에게 삼성의 기술력을 알리는 기회가 되리란 점에서 삼성측은 흡족해하고 있다.

다른 국내 경쟁업체들은 중국 이동통신 사업의 국내 파트너를 정할 때 삼성 쪽에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을까 긴장하는 눈치다.

홍승일.양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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