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소리] 차례 안지키는 이발소…먼저 왔는데도 뒤로 밀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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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주말에 초등학생인 아들을 데리고 동네 이발소에 갔다.

막 이발소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한 아저씨가 급히 오더니 우리를 밀치고 들어갔다. 먼저 이발하던 손님이 끝나자 이발소에서는 그 아저씨부터 이발을 준비하는 것이 아닌가.

아저씨들은 이발하면 면도까지 해야 하니 시간이 걸릴 것 같아 잠깐 자리를 떠 슈퍼로 장보러 갔다.

그랬더니 잠시 후 아이가 슈퍼로 쫓아와 "엄마가 돈을 안주고 가서 다른 아저씨 이발을 먼저 하고 있다" 고 했다.

다시 아이와 함께 이발소로 갔더니 이미 우리보다 뒤에 온 다른 아저씨가 이발을 하고 있었다. 화가 났지만 참고 이발 요금을 미리 준 뒤 저녁을 준비하기 위해 집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아이가 집으로 전화를 걸어왔다. 이발소 아저씨가 식사를 하고 있어 또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 이발 한 번 하는데 몇시간이나 걸렸다. 집에서는 아이들에게 차례를 지키라고 가르친다. 솔선수범해야 할 어른들이 아이라고 무시하고 원칙을 지키지 않아서야 되겠는가. 커가는 아이들이 무엇을 배울지 걱정이다.

이경희.경기도 광명시 철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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