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소리] 고궁 건물기둥 틈에 담배꽁초 버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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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얼마전 고궁을 찾았다가 어이없는 장면을 목격했다.

창경궁의 정전(正殿)인 명정전을 정면에서 봤을 때 우측 뒷부분 벽과 기둥사이에 담배꽁초 두개가 끼여 있었던 것이다.

고궁의 가을 정경을 담으려던 카메라에 그 장면을 담으면서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어떤 몰지각한 사람이 이런 짓을 했는지 모르지만 수백년 동안 말라 있는 나무라 만약 담배꽁초에 불씨가 남아 있었다면 우리 고유의 문화재가 불타는 등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었을 것 아닌가.

또 이를 외국인 관광객들이 봤더라면 얼마나 망신스러운 일인가.

문화재는 우리 모두의 자산이다. 문화재를 아끼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해를 끼치지는 말았으면 한다.

지각없이 얌체짓을 한 사람도 문제지만 당국의 문화재관리도 문제가 있는 것 같다. 당국은 문화재 관리의 사각지대가 생기지 않도록 철저히 감독해야 할 것이다.

이명섭.서울 강동구 고덕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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