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리처드 기어 "달라이 라마 방한 허용" DJ에 메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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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미국의 영화배우 리처드 기어가 10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 티벳의 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방한을 허용해 달라고 요청하는 e-메일을 보내왔다.

티벳불교 신자이자 국제티벳캠페인 이사장인 리처드 기어는 청와대 홈페이지로 보낸 메일에서 "달라이 라마는 노벨 평화상 수상자이자 세계적으로 알려진 비폭력과 평화의 인물인 만큼 오랜 전통과 자랑스런 불교 유산을 갖고 있는 한국 정부가 이 위대한 스승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이는 무척 이해하기 힘든 일이 될 것" 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달라이 라마의 방한은 큰 문화적.종교적 상징이며, 한국민이 자랑할 만한 일이 될 것" 이라며 "한국 정부가 방한 비자를 내줄 것으로 확신하나 그렇지 않을 경우 전세계에 슬픈 소식이 될 것이며 아시아에서 한국의 권위가 크게 손상될 것" 이라고 덧붙였다.

리처드 기어는 '2년내 출가' 를 공언할 정도로 독실한 불교신자며 달라이 라마의 오랜 후원자다.

그는 지난해 장쩌민(江澤民)주석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백악관 앞에서 '티벳 독립을 위한 집회' 를 벌이기도 했다.

리처드 기어가 메일을 보낸 것은 달라이 라마의 방한을 추진 중인 방한준비위원회에서 정부의 방한 허용을 촉구하기 위해 벌이는 서명과 편지보내기에 동참한다는 취지에서다.

방한준비위는 티벳 망명정부측과 합의한 일정에 따라 11월 16일 방한을 추진 중이나 정부에서는 방한 연기를 요청하며 비자 발급에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오병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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