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여론조사] 의학적으로 본 동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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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성의학자인 설현욱 정신과 원장은 "1974년 미국 정신과 의사들의 모임에서 '동성애는 성적 선호도의 차이일 뿐' 이라고 의견을 모았고 80년에는 세계의학회가 동성애를 정신과 질환에서 삭제했다" 고 말했다.

동성애는 동물에서 관찰할 수 있듯 인류 역사와 더불어 시작된 것으로 보이나 사회문화적 환경에 따라 보는 시각은 크게 달랐다.

동성애가 가장 널리 행해진 때는 고대 그리스 시대. 플라톤.소크라테스를 비롯해 그 시대 철학자들은 동성애를 인간의 가장 높은 형태의 사랑으로 여겼다. 그러다 기독교 문화가 정착하면서 동성애는 심한 억압의 대상이 됐다.

동성애에 대한 성의학적 연구 중 가장 광범위한 것은 1948년과 53년에 각각 남녀 1만1천명을 조사해 작성한 미국의 킨제이 보고서다.

결과는 남성의 경우 4%는 사춘기 이후 한번도 여자를 가까이 하지 않은 동성애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남자의 13%가 3년 이상 동성애에 빠진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여성은 3분의1 정도가 이런 성향을 보였다.

전세계적으로 지역에 관계없이 3~5%가 동성애자인 것으로 추산되나 유교권에서는 표현이 어렵다 보니 이보다 적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설원장은 "동성 연애자도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것에 갈등을 느끼지 않는 자아동조적(自我同調的) 동성애자와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것에 갈등을 느끼는 자아비동조적(自我非同調的) 동성애자가 있다" 며 "자아비동조적 동성애자의 경우엔 이로 인해 우울증 등에 걸릴 수 있으므로 정신치료가 필요하다" 고 말한다.

현대의학계에선 동성애를 자궁내 호르몬의 영향 등 생물학적 특성과 연관시키는 시각이 많다. 남성 동성연애자들에게 호르몬을 투여한 결과 동성애에 대한 관심이 떨어졌다거나 동성애는 유전적 특성이라는 등의 연구보고들이 발표되고 있다.

황세희 전문위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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