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딸아이 진찰받게 해준 병원 직원에 감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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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병원 폐업이 다시 시작된 며칠 전 새벽 딸아이가 고열이 났다. 시립 보라매병원이 진료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당일 예약이라도 하기 위해 출근길에 병원을 찾았다.

오전 8시까지 출근해야 하는 나는 8시30분부터 예약을 받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찌할 줄 몰라 병원 앞을 서성거렸다.

그러자 병원에서 안내하는 분이 다가와 "무슨 일로 그러느냐" 고 물어 사정을 설명하자 그분은 "당일 예약이 가능하면 해 주겠으니 의료보험카드와 진료예약비를 맡기라" 고 하면서 연락가능한 전화번호까지 챙겼다.

내가 출근한 사이에 예약을 마친 그 분은 몇번이나 집에 전화를 걸어 남편에게 예약여부를 알려줬다. 병원에 도착한 남편과 아이를 데리고 소아과를 찾아 수속을 챙겨주기도 했다.

남편은 친절에 사례를 해야 한다는 짧은 생각으로 초과 진료예약비와 점심식사비가 든 봉투를 내밀었지만 그 분은 극구 사양한 뒤 초과예약비만 받고 나머지는 남편에게 돌려주었다.

친절을 베풀어 준 시립 보라매병원 신성균씨에게 감사드리며 적은 돈으로 친절을 갚으려 했던 무례함에 대해 사과하고 싶다.

김정연.서울 관악구 신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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