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이름 불편 여전…전산망 네자만 등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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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한글 이름이 꾸준히 늘고 있지만 사용상 불편함은 여전하다.

한글이름보급회인 '이름사랑' 이 지난 4~9월 전국 1천5백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한글이름 사용자는 전국의 7%로 추정됐다.

특히 초등학교나 미취학 어린이 이름의 경우 13.2%가 한글이었다. 이처럼 한글 이름이 각광받고 있지만 사회는 아직 이들을 배려하지 못하고 있다.

정고운누리(15.중3)양은 학교에서 '정고운누' 라 표기된 성적표.상장을 받고 있다. 대부분의 학교.단체 전산망이 성과 이름을 합쳐 네자리 이상을 소화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행정전산망이 한글완성형 코드를 사용하기 때문에 제 이름을 표기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모음 'ㅢ' 와 함께 쓸 수 있는 자음은 'ㄱ, ㄴ, ㄷ, ㅇ, ㅌ, ㅎ' 뿐이다. 그래서 주민등록증.여권 등에서 그 외의 자음에 'ㅢ' 를 붙인 이름은 '므 ㅣ' 와 같은 형태로 표기된다.

이밖에 한글이름 짓기가 한창일 때 태어난 柳아람(10)군은 이름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한 반에 같은 이름을 쓰는 친구가 서너명인데다 친구들로부터 "여자 이름이랑 똑같다" "이름도 한자(漢字)로 못 쓰느냐" 는 등의 놀림을 받는 것. 결국 柳군의 부모는 최근 서울지법 남부지원에 '선우(善禹)' 란 이름으로 개명신청을 냈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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