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IT 전도사' 야코브 벤 야코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6면

최근 이스라엘 벤처캐피털 업계의 떠오르는 별로 주목받는 야코브 벤 야코브(34.사진)의 아침은 여느 벤처 기업인과 마찬가지로 e-메일 체크로부터 시작한다. 하루 평균 30건의 사업계획서가 도착해 있다.

사업계획서를 집중 검토한 후 애널리스트들의 자문을 구한다. 그리고 괜찮다싶은 사업 아이템이면 바로 자금을 투입한다.

갖가지 사업계획서 가운데 실제 투자로 이어지는 비율은 1% 밖에 안되지만 일단 투자키로 결정하면 무슨 일이 있어도 사업계획서 도착후 한달 이내에 자금을 지원하는게 그의 철칙이다.

그가 1997년 7월에 세운 야잠(yazam)사는 이스라엘 최대의 벤처캐피털 겸 인큐베이팅 회사다.

야잠이라는 말은 히브리어로 창업가(創業家)를 뜻한다. 야잠사는 현재 예루살렘.런던.도쿄 등 세계 주요 도시에 속속 거점을 마련하며 글로벌 벤처기업으로 변신 중이다. 그가 보유한 재산은 주식이나 부동산 등을 제외한 현금만 이미 3천만달러를 넘는다.

그는 생후 4개월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간 후 18살에 다시 이스라엘로 돌아와 사업을 일으킨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다. 때문에 그를 가리켜 아메리칸 드림과 유대인의 절묘한 조화라고도 한다.

그는 야잠사를 설립하기 이전인 31살 때 인터넷상에 사진을 띄워놓으면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사람들이 이를 인화해 활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회사를 설립, 미 코닥사에 주식 51%를 5천만달러에 팔아넘기는 사업 수완을 발휘하기도 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우주선 장착 카메라를 개발한 부친의 뜻에 따라 이스라엘로 돌아온 그는 이스라엘의 IT 수준을 5년 이내에 미국을 따라잡을 수 있을 정도로 끌어올리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뛰고 있다.

그래서 그에게 붙여진 별명이 'IT 전도사' 다. 그의 사무실에는 "돈에만 관심이 있는 사람은 결코 성공하지 못한다. 거기엔 반드시 금전적 동기를 뛰어넘는 뭔가(cause)가 있어야 한다" 는 내용의 액자가 걸려있다.

김현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