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공기업 도덕적 해이 심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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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공기업 개혁에 팔을 걷어붙였다. "공공부문의 개혁이 가장 미진하다" 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감사원이 공기업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한 뒤 金대통령은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가 너무 심각하다" 고 개탄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그러면서 문책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金대통령은 5일 제2건국위원회 창립 2주년 행사에서 "개혁은 참으로 힘겨운 싸움" 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공기업 개혁이 부진한 것은 관계부처와 공기업 경영진, 노동조합이라는 세 주체의 이해관계가 서로 얽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金대통령의 생각" 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는 설명했다.

때문에 공기업 개혁을 일반 부처가 아니라 시민단체가 주도하는 정부혁신추진위원회(위원장 趙昌鉉한양대 교수)에 맡기기로 했다는 것.

金대통령은 내년 2월을 공기업 개혁 시한으로 정했지만 우선 1단계로 연말까지 개혁이 미흡한 공기업 경영진을 교체할 예정이다.

감사원 지적사항을 개선할 자체 경영쇄신계획서가 미흡한 경우, 또 연말까지 계획서대로 이행하지 못할 경우 모두 문책하라는 것이 金대통령의 지시다.

"지적을 받은 뒤에도 시간만 지나면 같은 행태를 반복하는 안이한 경영태도에 쐐기를 박겠다는 의미" 라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또 "공기업 개혁과 예산을 연계하라" 는 金대통령 지시에 따라 전윤철(田允喆)기획예산처장관은 지난달 감사원 발표를 내년 예산에 반영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예산과 인사라는 두가지 칼로 개혁을 압박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수익과 관계없이 사업하는 관행을 완전히 개혁할 것" 이라고 박준영(朴晙瑩)청와대 대변인은 강조했다.

김진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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