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소리] 폐품같은 민속촌 대여 유모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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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얼마전 아내와 돌이 갓 지난 딸, 세살이 안된 아들을 데리고 한국민속촌을 다녀왔다.

예상보다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지만 한국의 민속문화를 느끼기 위해 적잖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민속촌을 관람하고 있었다.

우리 부부는 아이들을 태울 유모차를 빌리기 위해 민속촌이 운영하는 유모차 대여점을 찾았다. 그곳에는 많은 유모차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지만 하나같이 여기저기 때가 묻어 있었고, 깨끗한 것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았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마치 못 볼 것이라도 본 것 처럼 눈살을 찌푸리며 아이를 태울 유모차를 고르는 모습을 보고 안쓰러운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대통령이 직접 출연한 우리나라 홍보 영상물에서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으로 오세요" 라고 권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외국 손님들이 오더라도 제대로 맞을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

한가지를 보면 열가지를 안다는 우리 속담처럼 작은 한가지의 무심함 때문에 외국인들에게 열가지를 잃어버리는 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권성훈.수원시 팔달구 원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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