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규 폐결핵 투병 고백 “살 가망 없다 진단 받았다”

중앙일보

입력

박영규가 폐결핵으로 죽음과 사투를 벌였던 젊은 시절을 떠올렸다.

박영규는 20일 방송된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 출연해 "폐결핵으로 한때 42kg까지 체중이 줄었다. 당시 무대에서 죽자고 결심했을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명예라도 남기자라는 생각이었다. 뼈만 남아 사람의 얼굴이 아니었다"며 "살 희망이 별로 없다는 의사의 진단을 받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어머니는 나를 지켜주셨다. 너무 힘들어 고향에 내려갔는데 어머니는 나를 위해 한 찌개에 숟갈을 함께 섞으며 생활하셨다. 내가 죽어도 너를 살리겠다는 것이 어머니의 마음이었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박영규는 이날 2004년 사망한 외아들 생각에 눈물을 쏟기도 했다.

박영규는 "2004년 3월 워싱턴에서 공부하고 있던 22살 아들의 교통사고 소식을 들었다"며 "소식을 듣고 그 후에 인생을 모두놓을 수 밖에 없는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고 회상했다.

이어 "당시 이혼을 하고 홀로 있을 때였다. 이런 와중에 힘든 일이 연이어 일어나다보니 내 자신을 주체하지 못하겠더라. 내가 지켜주지 못한 채 자식을 먼저 보내는 부모 마음은 마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러웠다"고 고백했다.

또 "TV를 보면 나와 비슷한 처지의 모습이 담긴 화면이 많이 나오더라. 나같은 아픔은 절대로 있으면 안되는데 나와 같은 처지의 사람들이 많더라"며 "이런 슬픔은 세상에 정말 있어선 안된다"고 토로했다.

또한 "아무리 즐겁고 행복한 일이 와도 슬픔이란 벽이 행복을 막아버렸다. 아들의 사고 이후 한번도 행복한 적이 없었다. 삶의 즐거움도 없었다"며 "세상에 태어난 걸 후회한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박영규는 "어느 날 깨달은 바가 있었다. 이젠 이렇게 살면 안되겠구나라고 깨달은 것이다"며 "지금은 먼 훗날 아들을 만날 때 자랑스런 아빠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심정이다"고 밝혔다.

또 박영규는 영상을 통해 "자살까지 생각했었다"면서 "하지만 내가 죽는 건 먼저 간 자식을 위해 한 일이 아니었다. 슬픔을 딛고 보람차게 사는 것이 내게 아들에게 해줄수 있는 마지막 선물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뉴스엔]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