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펀드, 가입때부터 투자전략 설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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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9면

세계 1, 2위 투신사는 미국의 피델리티와 뱅가드다. 피델리티는 신의라는 뜻이고, 뱅가드는 수호자를 의미한다. 고객의 자산을 믿음으로 지키겠다는 다짐이 들어있다.

선진국의 투신사와 자산운용사는 고객과의 의사소통에 철저하다.

미국 펀드의 경우 고객이 선택할 때 펀드의 성격과 운용전략을 알려주며 고객도 이를 숙지한다. 고객이 잘 알지 못하는 펀드에 가입했을 때 마찰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각 펀드는 또 분기마다 고객들에게 펀드 운용성과와 향후 투자전략 등을 담은 보고서를 보낸다.

그 세밀함은 상상을 초월한다. 분기 동안 포트폴리오 변화를 빠짐없이 제시하고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고 어떤 전략을 구사했는지를 설명하며 결과에 대해서도 냉정하게 반성하는 작업이 따른다.

고객들은 펀드가 제대로 운용되는지를 점검하고, 불만이 있으면 펀드매니저에게 바로 제기할 수 있다.

고객의 요구사항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을 경우 매년 열리는 주총에서 문제가 되기 때문에 펀드매니저들은 이를 소홀히 할 수 없다.

투자전략에 중대한 변화가 발생할 때도 고객들에게 바로 알린다.

고객들은 펀드 운용내역을 익히 알고 있는 만큼 펀드 수익률이 나쁘다 해서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미국 자산운용업계에서 11년을 일한 조영제 한국투신운용사장은 "미국 펀드들은 투자자의 신뢰를 생명으로 하고 있어 운용 내역을 숨기는 것은 곧 고객 이탈로 이어진다고 인식한다" 고 강조했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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