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퇴치 선교사' 이 데보라씨의 세가지 제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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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정기적인 도핑테스트를 도입해야 한다. "

'마약퇴치 선교사' 란 드문 직함을 갖고 있는 李데보라(59.여.사진). 4백여명이 넘는 마약 재소자들을 관리해 소위 마약계의 대모(代母)로 통하는 그의 첫째 제안이다.

그는 "외국의 경우처럼 단순 투약 사범들은 치료를 필요로 하는 환자로 분류해야 한다" 고 말했다.

따라서 무조건 교도소에 넣기 보다 불구속 상태에서의 '치료→정기적인 도핑테스트' 를 통해 마약을 끊도록 유도하는 방법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마약중독자라 할지라도 직장생활 등 정상적인 활동을 계속하도록 하면서 도핑테스트를 통해 사회적인 검증을 받는 시스템을 도입하자는 취지다.

"마약 경험자들을 마약치료사로 키우자" 는 게 둘째 제안. 싱가포르의 경우처럼 중독 경험자들을 치료.재활에 투입하면 좋은 마약퇴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 현재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엔 과거 마약 판매조직에 깊이 관여했던 경험자를 전화상담자로 활동시켜 효과를 보고 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마약 치료 보호 병원 등에도 중독경험자들로 구성된 치료사를 투입해 재활교육에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마약관련 시민단체(NGO)를 활용하자" 고 주장했다.

동남아나 유럽국가에서 처럼 NGO들이 재활기관을 운영하고, 마약중독자들의 자진참여를 유도하는 시스템으로 바꿔나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관(官)보다 민간쪽을 활용하는 게 효과가 크다는 얘기다.

한때 자신이 마약중독자였던 李씨는 10년째 전국의 교도소를 돌며 마약중독자.사범들에 대한 교화사업을 하고 있다.

그는 한때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마사지 사업으로 성공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콜롬비아 마피아와 손잡고 마약 운반책 역할을 하다가 18개월간 미국 새크라멘토 교도소에 수감되기도 했다.

90년대 초 귀국, 마약선교사로 변신한 뒤 '로뎀' 이라는 소식지를 자비로 발간하는 등 왕성한 마약퇴치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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