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북동토성 만든 시기 3세기 이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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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충북 청주시 상당구 정북동의 정북동토성(사적 제415호)의 축조 연도가 AD 3세기 이전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1996년 이후 정북동토성 발굴 작업을 진행해 온 충북대 차용걸(車勇杰)교수는 이곳에서 채취한 목탄과 목재 시료 5점에 대해 미국 지오크롬 연구소에 의뢰, 탄소연대를 측정한 결과를 2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토성 축조과정상 성과 동시에 만들어질 수밖에 없는 해자(垓子.토성 바깥을 둘러싼 도랑)에서 발굴된 목재는 1690±40년 전, 성안쪽 주거지 한 곳에서 채취한 목탄 시료는 1600±40년 전의 것으로 분석됐다.

또 토성 서문터 출토 목탄은 1820±90년 전, 성벽 안쪽 제철유적에서 나온 목탄은 1930±110년 전, 성벽 안쪽에서 발굴된 청동기 시대 주거지는 기원전 790±80년(절대연대 2740±80년 전)전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車교수는 "이같은 측정치나 연질토기를 비롯한 이곳 출토유물로 보아 정북토성은 적어도 풍납토성과 비슷한 3세기에 축조돼 있었음을 알수 있다" 며 "이는 충북지역에서도 토성을 쌓을 만한 거대한 토호가 있었음을 말해주는 것" 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결과는 한반도 중남부 지역, 옛 마한 영역이나 초기 백제 영역인 서남부의 토성 축조연대는 3세기 이전으로 올라갈 수 없다는 역사.고고학계의 일부 주장을 뒤엎을 수 있는 내용이어서 주목된다.

정북동토성은 거의 정사각형 모양으로 동쪽벽 1백85m, 남쪽.서쪽벽 1백65m, 북쪽벽 1백70m로, 강과 인접한 평야지대에 흙으로 쌓은 평지성이라는 점에서 풍납토성과 닮아있다.

청주=안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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