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고야당, 시민 불복종 촉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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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유고 야당이 총파업을 포함한 시민 불복종 운동을 전개키로 한 가운데 빌 클린턴 미 대통령도 유고 정권 교체 지지를 선언하는 등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대통령을 권좌에서 몰아내기 위한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야당연합 지도자 조란 진지치는 28일 "다음달 2일부터 시민 불복종운동을 전개, 모든 시민들이 5일 동안 일손을 놓고 거리에서 밤샘 시위를 벌이며 대통령 퇴진을 기다릴 것" 이라고 말했다.

현지 언론들은 대학생들도 이미 수업을 중단한 채 대규모 집회를 준비하고 있으며 일부 라디오 방송사 직원들도 정부의 언론통제에 항의하며 자리를 비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유고에선 27일 밤 20여만명이 베오그라드시에서 시위를 벌인데 이어 야당과 학생단체 등은 29일 또 다시 10여개 도시에서 대규모 집회를 가졌다.

클린턴 미 대통령은 28일 "밀로셰비치 대통령이 세르비아 국민의 요구를 받아들여 평화적이고 민주적인 권력 이양에 나서야 한다" 며 "유고에 민주적 정부가 출범하는대로 경제제재 조치를 해제할 것" 이라고 말했다.

유고에는 밀로셰비치가 러시아로 이미 망명했다는 소문이 번지고 있으나 현지 언론들은 그가 아직 베오그라드에서 사회당 관계자들과 대책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한편 그리스 외무장관은 이날 AFP 통신에 "프랑스.러시아 외무장관과 함께 코슈투니차에게 1차 투표를 해외 참관인 입회하에 재검표 한다는 조건으로 결선투표 거부를 철회하라고 제안했다" 고 밝혔다.

코슈투니차도 국제적 감시하의 재검표 실시는 찬성한다고 밝혔다. 유고 정부는 그러나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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