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돌이부터 가족 얼굴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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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그컵·접시·보석함…. 갖고 싶은 도자기를 고른다. 취향에 따라 도자기에 어울릴 그림과 색상을 선택한다. 혹시라도 선이 비뚤어질까봐 꼼꼼하게 색칠한다. 처음에는 까불대던 아이도 점점 진지해진다. 그저 “재미있어 보여서” 혹은 “엄마가 권해서” 세라믹 도자기 핸드페인팅을 체험하러 왔지만 “완성된 도자기를 직접 써볼 생각에 마음이 들뜬다”고 입을 모은다.

세라믹스튜디오 컬러미마인 목동점에 모인아이들은 4세부터 중1까지 연령대가 다양하다. 핸드페인팅은 2세부터 할 수 있다. 2~3세는 부모와 함께, 4세부터는 혼자한다.

다섯 살 김가은 양은 지난해부터 배우고 있다. “색칠이 좋아서 왔다”는 김양은 초벌 도자기로 곰돌이 접시를 골랐다. “귀여워서 마음에 쏙 든다”며 “도화지에 그림을 그릴 때보다 재밌다”고 말했다.

만드는 과정은 간단하다. 우선 초벌한 도자기를 선택해 밑그림을 그리고 3번 색칠한다. 체험자가 하는 일은 여기까지다. 도자기의 물감이 마르면 공방 강사들이 유약을 바르고 가마에서 구워낸다. 도자기를 굽는 데 약 1주일 걸린다.

오창욱(10)군은 방학을 맞아 어린이 클래스에 다니고 있다. 1주일 동안 3번이나 이곳에 왔다는 오군은 수업 시간이 자유로워서 좋단다. 이현수(10)양은 자유페인팅에 참여하고 있다. 정해진 과정 없이 자신이 원하는 도자기를 골라 그림을 그리는 수업이다. 이양은 “예전에 체험해보고 너무 재미있어서 시작했다”며 “수업이 없어도 시간이 날 때마다 공방에 들른다”고 말했다.

이곳은 시간 제한 없이 예약제로 운영된다. 강의는 1대 1로 진행된다. 정규 클래스·특강·일일체험·회원제 강좌가 있다. 어린이 클래스는 8주 과정의 어드벤처와 일반 강좌가 있다. 일반 과정은 주1회, 4주간 이뤄진다. 초급·중급·고급으로 구성된 클래스에서 다양한 기법을 배운다. 성인반은 4주·8주 과정이 있다. 보통 평일 오전에는 30~50대 주부들이, 오후에는 아이들이 수업을 듣는다. 주말이면 가족이나 연인들로 공방이 꽉 찬다. 강좌 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아 인근 직장인들이 짬을 내서 오기도 한다. 도자기 1개당 2회 공방 이용이 가능하다.

백승은(12)·승연(6) 자매는 틈나면 이곳을 찾는다. 두 자매의 엄마인 홍정아(38)씨는 “미국에서 아이들이 컬러미마인 파티를 경험했다”며 “귀국 후 집 근처에서 이곳을 발견하곤 반가웠다”고 말했다. 홍씨는 지난해 승연이 생일 파티도 여기서 했다. 도자기를 만들며 생일 파티를 하는 체험이 아이들에겐 색다른 경험이 됐다. 미술을 좋아하는 승은이는 특히 이곳을 좋아한다. 지난해엔 아버지 생일 선물로 케이크 그림을 그린 머그잔도 만들었다. 홍씨는 “지금도 남편이 딸이 선물한 머그잔만 사용한다”고 전했다.

직접 페인팅한 도자기는 선물용으로 제격이다. 얼마 전에는 한 수강생이 결혼기념일 선물로 아내 얼굴을 그린 컵을 만들었다. 사진이나 그림을 도자기에 옮길 때엔 도자기 전용 먹지를 사용한다. “먹지를 쓰면 그림에 자신이 없어도 캐릭터 도자기를 금세 만들 수 있다”는 게 강사 명가은 씨의 귀띔이다. 컵·접시·화분·저금통·분수 등 완성품이 다양한 것도 인기 요인이다. 컬러미마인에서 고를 수 있는 도자기는 500여 개. 매 시즌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인다. 도자기는 2만~5만원 선. 도자기 가격만 부담하면 나만의 도자기를 만들 수 있다.

이은숙 대표는 “직접 도자기를 만들어 실생활에서 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라며 “어린이들의 집중력을 높여주는 한편 다양한 기법과 80여 개 색상의 활용으로 창의성과 미적 감각도 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설명]컬러미마인 목동점에서 나만의 도자기를 만들고 있는 아이들. 도자기 핸드페인팅은 집중력을 높여주고 창의성과 미적 감각을 키울 수 있다.

▶문의= 02-2643-2555
www.colormemine-mokdong.co.kr

< 신수연 기자 ssy@joongang.co.kr >

< 사진=김진원 기자jwbest7@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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