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캄보디아 증권거래소 만들고 운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1면

캄보디아엔 자본시장이 없다. 주식시장이 없어 상장기업도 없고, 주식거래도 이뤄지지 않는다. 그러나 이르면 올 연말께 증권거래소(CSX)가 설립돼 기업의 주식을 사고팔 수 있게 된다.

CSX 설립의 주역은 다름 아닌 한국거래소다. 2006년 5월 한국과 캄보디아 정부는 경제·금융 분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협력의 일환으로 한국거래소는 캄보디아 재경부와 증권거래소 합작 설립 양해각서를 맺었고, 4년째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합작 거래소는 캄보디아가 지분의 55%를, 한국거래소가 45%를 갖기로 했다.

CSX 설립 작업을 맡고 있는 한국거래소 이인표 과장은 “CSX는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한국거래소의 작품이라고 봐도 좋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는 증권시장에 대한 저변 확대를 위해 2년간 16회에 걸쳐 현지교육과 초청교육을 실시했다. 증권시장과 관련된 법규 제정, 감독제도 등에도 한국거래소가 일일이 관여했다. 거래시스템도 한국거래소의 시스템이 사용된다. CSX의 부이사장을 맡을 한국거래소의 민경훈 부장은 “CSX는 한국이 해외로 수출한 최초의 증권거래소”라며 “미얀마 등지로도 거래소 수출이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거래소가 CSX 설립을 맡으면서 국내 증권사들도 시장 선점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민 부장은 “3개 공기업과 2~3개 민간기업이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데 국내 증권사들이 이들 기업의 상장작업을 수주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특히 2008년 12월 캄보디아 재경부와 금융자문 양해각서를 맺은 동양종합금융증권이 3개 공기업의 상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 회사 인터내셔널 IBS팀의 남기명 이사는 “지금의 캄보디아는 경제 개방 초기의 베트남과 유사하다”며 “하반기께 프놈펜 사무소를 현지법인으로 전환해 공기업 상장 등의 투자은행(IB) 업무를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김준현(베트남·캄보디아), 김원배(인도네시아), 김영훈(미국), 조민근(중국), 박현영(인도·홍콩), 한애란(두바이)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