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용문 신보전무 "이운영씨에 사표 조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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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신용보증기금 지급보증 외압 의혹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李承玖)는 26일 전 신보(信保)이사장 최수병(崔洙秉.한전 사장)씨를 소환조사한 뒤 귀가시켰다.

崔전이사장은 검찰에서 "지난해 4월 26일 또는 27일 정모 이사로부터 서울 영동지점장 이운영(李運永)씨가 사직동팀 내사를 받은 후 무단결근한다는 보고를 받고 하루 결제금액이 6백억원에 달하는 지점장이 어떻게 결근하느냐고 질책했다" 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그러나 "임원회의에서나 전화로 李씨에 대한 사표를 요구한 적은 없으며, 지난해 당시 박주선(朴柱宣)청와대비서관과도 李씨 건으로 통화한 사실이 없다" 고 진술했다. 청와대로부터 사표제출 지시가 없었다는 주장인 것이다.

검찰은 또 지난해 아크월드 전 사업본부장 육상조(陸相朝)씨가 자신의 기사를 시켜 이운영씨 자택으로 케이크를 배달했으며, 李씨는 다음날 이 케이크를 사무실로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당시 케이크속에 지급보증을 위한 금품이 전달됐다는 정황을 확보했음을 내비쳤다.

당시 李씨는 직원들 앞에서 케이크상자에 있던 편지를 꺼내 읽으며 "아크월드가 이렇게 어려운 회사" 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 이틀 뒤 5억원의 지급보증이 이뤄졌었다.

검찰은 또 신용보증기금 손용문(孫鎔文)전무로부터 지난해 李씨가 사표 문제로 고민하는 것을 듣고 '퇴직금이라도 받으려면 사표를 내는 게 좋겠다' 고 말했다는 진술을 받았다.

孫씨는 검찰에서 "지난해 4월 李씨로부터 '崔이사장이 비리를 이유로 사표를 제출하라고 했다' 는 말을 듣고 그런 조언을 했다" 고 말했다.

채병건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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