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적십자회담 합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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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북 이산가족간 서신 교환이 오는 11월 각기 3백명 규모로 이뤄진다.

또 이산가족 추가 교환 방문은 11월 2일, 12월 5일 두 차례 더 실시한다.

남북한은 23일 금강산호텔에서 2차 적십자회담 수석대표인 박기륜(朴基崙)한적 사무총장과 최승철 북적 중앙위 상무위원간의 단독 접촉 등을 통해 이같이 합의하고 6개항의 합의문안을 발표했다.

합의문에 따르면 양측은 이산가족 신청자 명단을 9, 10월 남북 양측에서 1백명씩 교환하고 이후부터는 규모를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남북한은 전달받은 명단을 토대로 생사.주소 확인에 즉각 착수하고 그 결과를 신속히 서로 알려주기로 합의했다.사망자의 경우 죽은 날짜 등 관련사항을 통보해 준다.

11월 시범 실시 이후 규모가 늘어날 서신 교환은 엽서(공개)형태로 판문점을 통해 이뤄지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합의서 발표 후 朴수석대표는 "서신교환 대상자 3백명에는 8.15방문단 때 상봉한 가족들도 포함될 것" 이라고 밝혔다.

이산가족 방문단과 관련, 양측은 8.15 교환방문 때의 전례에 따라 2, 3차 각기 1백명씩 2박3일간 머물도록 하되, 가족과의 동숙(同宿)은 북측이 반대해 허용치 않기로 했다.

면회소 설치는 구체적으로 가닥을 잡지 못해 3차 회담에서 계속 협의해 절차 문제를 확정키로 했다.차기 적십자회담은 12월 13일부터 사흘간 금강산에서 열기로 했다.

남측은 이번에 해결을 공언했던 국군포로.납북자 문제를 제대로 거론조차 못한데다 면회소 설치가 또다시 미뤄져 여론 부담을 떠안게 됐다.

남측 대표단은 이날 세 차례 수석접촉을 하는 등 절충을 벌였으나 이견를 좁히지 못해 한때 철수를 검토하는 등 결렬위기까지 갔었다.

그러나 양측은 결렬에 따른 부담을 의식해 오후 7시20분 막판 협상에 들어가 1046분 가까스로 합의안을 마련했다.

남측 대표단 일행은 24일 오후 현대 봉래호 편으로 장전항을 떠나 25일 새벽 동해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영종 기자, 금강산〓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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