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념 장관, 한나라 방문서 냉대받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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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진념(陳稔.사진)재정경제부장관이 23일 한나라당 여의도 당사를 찾아갔다.

추가 공적자금 40조원의 조성에 한나라당이 협조해 줄 것을 요청하기 위해 이근영(李瑾榮)금감위원장과 함께 방문했다.이 자리에 이회창 총재는 참석하지 않았다.

미리 언론에 발표한 내용을 사후 브리핑하는 형식이 됐다고 판단해 일정을 바꿨다.대신 목요상 정책위의장 등 정책팀이 陳장관을 상대했다.

이한구(李漢久)제2정조위원장은 "이미 나온 얘기들이고 선약이 있다" 며 도중에 일어나버렸다.

陳장관은 먼저 "국민 전체를 위해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해주고, 도와줄 것은 도와달라는 뜻에서 찾아왔다" 고 말을 꺼냈다.기다렸다는 듯이 睦의장은 "이미 언론에 공개한 것을 보고하는데 뒤늦은 감이 있지 않으냐" 고 따졌다.

陳장관이 "언론 공개 전 李총재에게 사전 보고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이 맞지 않았다" 고 해명했으나 睦의장은 "그러면 실무책임자인 나와 얘기했어야 했다" 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그러자 陳장관도 은근히 반격을 했다.국회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논리를 우회적으로 내세운 것. "한국 증시가 요동치는 기본적인 요인은 기업 구조조정 정책의 국회 동의 여부에 대한 외국의 불신 때문" 이라며 "국회가 빨리 열려 이 문제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면 경제 신인도 제고에 큰 도움이 될 것" 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睦의장은 "정부 정책을 홍보하러 왔느냐" 며 비공개 회의를 제안했다.

비공개 회의에서 睦의장 등은 "가구당 5백만원의 부담을 안기는 공적자금의 회수 방안은 확실하냐" 고 따졌으며 陳장관은 "틀림없다" 고 대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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