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경기 쌀쌀·투자도 주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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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앞으로 경제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라 제시되고 있다.

고유가와 금융시장 경색 등이 겹치면서 기업들의 체감경기 위축이 두드러지고 있으며, 소비심리도 악화하고 있어 내수시장 위축도 우려된다.

21일 한국은행이 매출액 15억원 이상 2천8백93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 발표한 4분기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는 1백7로 전분기의 1백10보다 낮아졌다.

목재.나무(75)와 비금속광물(85).섬유(94).조선(97) 등의 업종은 BSI가 1백에도 못미쳐 경기 침체가 예상된다.

BSI가 1백 이상이면 조사대상 기업 중 경기가 직전 분기보다 나아질 것으로 보는 곳이 많다는 뜻이며, 1백 미만이면 거꾸로 나빠질 것으로 예상하는 업체가 많다는 의미다.

특히 현재의 경기상태를 가리키는 3분기 중 BSI는 97로 지난해 2분기 이후 처음으로 기준치인 1백을 밑돌았다. 이는 최근의 경기가 나빠졌다고 보는 기업들이 훨씬 늘어났음을 보여준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자금시장 경색과 유가 급등 등 나라 안팎의 경영여건이 나빠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산업연구원(KIET)은 이날 발표한 '2001년 경제 전망' 보고서를 통해 내년 국제 유가가 배럴당 30달러대를 유지할 경우 무역수지 흑자폭은 34억달러로 줄고, 경제성장률은 올해(8.7%)보다 크게 떨어진 6.2%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들의 투자도 15.3% 증가에 그쳐 올해(37.4%)보다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소비증가율도 올해 6.3%에서 내년에는 4.0%로 낮아지고 이에 따라 민간소비도 7.3%에서 4.6%까지 위축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경제연구소 홍순영 수석연구원은 "외부 여건이 나빠질수록 금융구조조정 등을 서둘러 경제 주체들의 불안심리 확산을 막는 게 중요하다" 고 지적했다.

이효준.이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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