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엿보기] 관광객들 기념 배지 수집 열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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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시드니 올림픽 경기장이나 시드니 도심 관광명소를 걷다 보면 수많은 '배지족' 들을 만날 수 있다.

모자 하나를 배지로 가득 채우거나 선수촌.경기장 등 출입증(등록카드)에 배지를 줄줄이 매달고 다닌다.

상의 군데군데를 배지로 장식해 멋을 내고 다니는 관광객도 보인다.

올림픽 현장에 배지족이 몰리는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시드니의 배지족은 거의 광적이다.

시드니올림픽조직위(SOCOG)가 '신상품' 을 내놓자마자 이내 동이 난다.

올림픽 주경기장이나 유도.역도 등이 열리는 달링하버 인근의 기념품점은 배지를 찾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다.

SOCOG가 발매한 배지는 모두 3천종. 종류수가 많다 보니 누구보다 많은 배지를 확보하려는 수집광들이 거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SOCOG의 판매가는 개당 8~20 호주달러(약 5천~1만2천원)에 불과하나 배지를 구하지 못한 열성팬들이 인터넷 경매 사이트에 몰려들면서 6백~1천호주달러(약 3만7천~6만3천원)로 급등했다.

SOCOG가 역대 어느 대회보다 많은 종류의 배지를 내놓은 것은 가급적 많은 수입을 챙기려는 상업적인 계산에서다.

배지 열풍에 대한 우려도 크다. IOC 기념품 담당자인 맨트래드 버그먼은 "지금은 배지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지만 올림픽만 끝나면 휴지값에 가깝게 떨어질 게 분명하다" 고 경고하고 있다.

올림픽 성화도 수집광들에게 인기가 좋다. 개당 7천~1만2천호주달러(약 4백40만~7백5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성화 또한 SOCOG가 1만3천50개(1956년 멜버른 올림픽에선 1백10개)나 만들어 곧 가격이 폭락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시드니〓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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