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프리머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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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프리머니' 는 엽기적인 장인 소렌슨(말론 브란도)과 못 말리는 사위들(찰리 쉰.토마스 헤이든 처치)이 틀어진 감정을 주체 못하고 한판 승부를 벌이는 내용의 코미디다.

캐나다 출신 이브 시모노가 감독한 이 영화는 캐스팅이 화려하다.

'대부' 에서 특유의 카리스마를 보여줬던 말론 브란도가 이제 살이 찔대로 쪄 능글맞기까지 한 모습으로 엎치락 뒤치락 웃음을 조종한다. 마틴 쉰의 아들 찰리 쉰은 바보스럽지만 용감한 사위 버드 역을 맡아 종횡무진 부산하다.

여기에 폴 소르비노의 재능을 이어받은 딸 미라 소르비노가 FBI요원으로 등장, 안하무인 소랜슨의 권위에 도전한다.

마틴 쉰도 신임 교도소장으로 얼굴을 내민다. 말론 브란도가 시나리오에 매료돼 출연을 결정하자 그에게 매혹된 스타 군단이 뒤를 따랐던 것.

미국의 한 지방 교도소장인 소렌슨은 독재적이고 야만스런 인물이다.

그에겐 쌍둥이 딸이 있다. 어느날 그들이 "아빠, 우리 임신했어요" 라고 고백을 하자 어쩔 수 없이 낙오자나 다름없는 사위들을 맞아들인다.

무자비한 장인은 사위들을 노예 다루듯 하고 이를 도저히 견딜 수 없다고 판단한 버드는 영화 '내일을 향해 쏴라' 를 보며 현금 수송열차 탈취를 계획한다.

이처럼 이야기 전개는 자못 심각해 보이나 장면 장면은 코미디에 코미디가 이어진다.

사위들이 한달에 한번 부부관계를 가지라는 규칙을 어겼다고 전기고문을 가하고 자신을 체포하러 온 FBI여성 요원을 꿇어 앉히고선 뾰족한 구두굽으로 머리를 마구 패 피가 나게 하는 말론 브란도의 연기는 기괴하면서도 우습다.

전체적인 상황 전개가 매끄럽지 못하고 과장된 설정이 이어지지만 순간순간 펼치는 스타들의 개인기가 수렁에 빠질 뻔한 영화를 건져내고 있다.

2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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