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O를 아십니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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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미국.캐나다 기업을 중심으로 'CDO'가 뜨고 있다. CDO(Corporate Development Officer)는 '기업 발전 총괄담당'으로 인수.합병(M&A)을 통해 불필요한 사업을 도려내고 알짜사업을 끌어들여 회사의 가치를 높이는 일을 하는 자리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FT)는 4일 전통적으로 투자 은행이 담당했던 M&A 거래 자문업무를 회사 안에서 직접 수행하는 CDO들의 입김이 세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컨설팅 업체인 언스트&영이 미국과 캐나다 기업 175개를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 기업의 CDO들은 엔론 사태 등 회계부정 스캔들 이후의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정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M&A 위험에 대한 최고경영자(CEO)의 관심이 커진 데다 그동안 힘을 뽐내던 최고재무담당자(CFO)들이 강화된 보고규정에 맞추느라 전략적 경영보다 단순실무에 발목이 잡혀 있기 때문이다.

투자 은행 등 외부 자문기관은 CDO의 출현으로 업무영역을 점차 잃어가고 있다. 월가 투자 은행들도 밥그릇을 빼앗길까봐 속이 편치 않다. 높은 수수료를 챙길 수 있는 M&A 거래의 전략적 사고부문이 회사 안의 조직으로 빠져나가면 투자 은행들은 낮은 수수료를 받는 단순업무에만 자문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허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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