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다리마비 병' 전국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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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경기도 화성.충북 청원 등지에서 사육 중인 소 가운데 일어서지 못하게 되는 기립불능증(起立不能症;일명 앉은뱅이 증세)이 지난달 초부터 발생하기 시작,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6일 현재 경기.강원.충북.충남.전북 등 5개도 2백31개 농가에서 사육 중인 소 4백77마리가 이 증세를 보이고 있으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강원도는 이 증세를 보이는 소를 모두 도축하고 있으며 전북도측은 원인이 밝혀질 때까지 도축 소에 대한 유통을 전면 금지했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최상호(崔常鎬)질병연구부장은 "이 증세를 보이는 소에 대한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으나 정확한 원인은 드러나지 않았다" 며 "소를 수백마리 기르는 농가에서 이 증세가 확산되지 않고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는 점 등으로 미뤄 전염병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그는 "일단 올 여름 장기간 고온다습한 환경에 따른 스트레스로 신경이상 증세가 생겼거나 영양결핍 때문인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고 덧붙였다.

그러나 축산농민인 나기혁(37.충북 청원군)씨는 "올 여름 가장 무더웠던 경북 영천 등지에 발병 소식이 없는 것으로 미뤄 무더위 탓만은 아닌 것 같다" 며 "지난 구제역 파동 때 소독약을 과다하게 뿌린 결과가 아닌지 모르겠다" 며 불안스러워 했다.

◇ 소 기립불능증=감염 초기 다리를 절룩거리다 2~3일 뒤 마비가 심해져 일어서지 못하고 주저앉게 된다. 그뒤 고열과 식욕부진으로 시달리다 대부분 한달 안에 폐사한다.

과거에 산발적으로 발생한 적이 있으며 사료를 바꿔 먹여 치유된 사례도 있다. 그러나 정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이기원.안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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