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외국유학생 문호 확대키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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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도쿄〓오영환 특파원]일본 문부성은 일본 대학.대학원의 외국 유학생을 현재의 약 5만6천명에서 앞으로 10년 동안 두배로 늘리는 정책을 펴기로 결정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6일 보도했다.

유학생 배증 계획은 아시아권 학생들마저 일본보다 미국 유학을 선호하고 있는 상황에서 고등교육의 국제화를 시급히 꾀해야 한다는 시대적 필요성과 장래 입학 대상자인 어린이의 인구가 줄어 앞으로 경영이 어렵게 될 사립대를 돕기 위한 것이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문부성은 2002년도부터 유학 희망자의 유학 가부를 판단하기 위해 '일본유학시험' 이라는 통일시험을 신설키로 했다.

통일시험에서 문과 지망생은 일본어.종합과목(정치.경제).수학, 이과 지망생은 일본어.이과.수학의 세과목 시험을 치러야 한다. 각 대학은 수험에 필요한 교재를 지정한다.

시험은 일본 국내 여덟 곳에서 치르는 한편 유학 희망자가 모국에서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해외 10여곳에 시험장을 개설키로 했다. 해외 시험장은 문부성과 외무성이 협의한 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부성은 성적이 우수한 합격자에 대해서는 입학 후 장학금을 지급하는 '예약 장학금제도' 도 새로 만들 계획이다.

또 아시아 출신 학생들이 구미보다도 일본의 고등교육을 받고 싶어하도록 교육 프로그램 개혁을 추진키로 했다.

문부성은 이와 함께 각 대학에 유학생이 박사 등의 학위를 쉽게 받을 수 있도록 강력하게 권고해나갈 방침이다.

일본 대학의 문과 계통에서 학위를 잘 주지 않는 풍토를 고치지 않으면 유학생 수용 계획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문부성은 유학생들이 쉽게 수업에 적응할 수 있도록 영어로 진행하는 수업과 시험.논문작성을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일본 대학이 외국 대학과 제휴해 학생을 서로 교환하거나 공동으로 수업.연구를 진행하는 프로그램도 적극 지원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내 해외 유학생은 1983년 문부성이 '유학생 10만명 수용 계획' 을 추진하면서 급증추세를 보이다 97년 아시아 경제위기를 전후로 주춤거렸으나 지난해는 5만6천여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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