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회의 막후 정상회담 700여차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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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유엔 밀레니엄 정상회의가 6일 오전(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세계 1백47개국 국가원수.정부수반이 참석한 가운데 개막됐다.

정상회담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인 이번 정상회의는 오전 9시 공동의장을 맡은 샘 누조마 나미비아 대통령과 타리아 할로넨 핀란드 대통령,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의 개막연설에 이어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의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3일간의 일정에 들어갔다.

아난 사무총장은 "전지구적인 문제에 직면한 각국 국민은 지도자들이 지구 차원에서 협력해 해결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며 개막을 선언했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주요 의제로 정해진 '21세기 유엔의 역할' 외에 국제평화와 안보.환경.경제개발.빈곤퇴치 등 지구촌의 전반적 문제에 대한 토론이 8일 오후까지 이어진다. 총 8쪽 분량의 정상회의 선언문이 채택될 예정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선 유엔이 주관하는 공식행사와는 별도로 막후에서 7백회 이상의 개별 정상회담이 예정돼 어느 때보다 활발한 외교무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회담 규모에 걸맞게 뉴욕 유엔본부 주변엔 시위가 끊이지 않아 뉴욕 경찰은 초긴장 상태. 경찰은 6천명을 동원, 유엔본부 주변 도로 60개 구간을 막고 일반인들의 회의장 접근을 완전 차단했으나 당국으로부터 허가받은 시위만 91건인 데다 기습적인 불법시위가 잇따라 고심하고 있다.

한편 찰스 슈머 민주당 상원의원은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에게 편지를 보내 뉴욕시가 회담 경호에 들인 1천만달러를 물어내라고 요구했다.

○…클린턴 미 대통령을 비롯해 30여명의 정상이 묵고 있는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은 길이만도 6㎞가 넘는 전화망과 7개의 위성수신기를 설치했다.

정상들이 머무르는 호텔 투숙객들은 밤중에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비상벨과 경호훈련에 밤잠을 설쳤다며 거세게 항의했다. 뉴욕타임스는 "모든 뉴욕시민이 불만에 찬 형국" 이라고 보도했다.

○…아프리카 지도자들과 미국 재계 대표들은 5일 아프리카 지역 에이즈 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모임을 가졌다.

아프리카 에이즈 감염비율은 전세계 감염자 3천4백만명의 77%에 육박하는 심각한 실정이다. 참석한 미 기업들은 에이즈 치료제의 충분한 공급은 물론 에이즈 예방교육에 필요한 지원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뉴욕〓신중돈 특파원,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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