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중도상환 2000년들어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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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회사채 금리가 떨어지면서 과거 외환위기 때 고금리로 발행했던 회사채를 중간에 상환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현금 흐름이 좋은 기업을 중심으로 여유 자금을 자기 회사 회사채를 사들여 소각하는 데 쓰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올 연말에 집중된 회사채 만기물량은 그만큼 줄어들 전망이다.

5일 증권거래소 조사에 따르면 올들어 6월까지 매월 7백억~1천억원선을 맴돌던 회사채 중도 상환 물량은 7월에 4천2백53억원으로 급증했고 8월에도 1천9백61억원어치나 됐다.

이로써 올들어 8월 말까지 만기 전에 중도 상환된 회사채는 65개사 1조3천2백57억원에 달했다.

이같은 현상은 수익성이 좋아졌거나 자산을 매각해 자금이 풍부해진 기업들이 금융비용 부담을 줄이면서 부채비율도 낮추기 위해 자사 회사채를 적극 매수해 소각하고 있기 때문으로 증권거래소는 분석했다.

동양증권 김병철 채권운용팀장은 "과거 외환위기 때 20%를 넘는 높은 금리(싼 가격)로 발행했던 회사채들은 이미 금리가 크게 하락(가격 상승)했지만, 여전히 자금을 굴려 얻는 수익보다는 높아 회사채를 중도 상환하는 게 유리하다" 고 설명했다.

회사별로는 삼성전자가 올들어 1천6백10억원을 상환해 가장 많았고, 이어 동양종금(1천4백억원).대한알루미늄(1천3백84억원).현대정유(1천30억원).LG전자(1천억원) 등의 순이었다.

김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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