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인터넷서비스 총괄하는 리처드 벨루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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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5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터넷 서비스 부문을 총괄하는 리처드 벨루조(46.사진) 컨슈머 그룹 부사장은 2전3기 끝에 경영인으로서의 꽃을 활짝 피운 인물이다.

그는 휴렛 패커드(HP)에서 '프린터 사업담당 '부사장 등을 거치며 23년간 근무했다.

사내에서 제법 잘 나가는 경영진 중 하나로 꼽혔다. 그러나 그는 돌연 HP를 떠났다. 칼리 피오리나가 최고경영자가 되기 이전의 HP는 인터넷 마인드가 별로 없었다. 그는 HP의 미래가 밝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선택한 곳이 실리콘 그래픽스(SGI). SGI는 서버 컴퓨터와 그래픽 컴퓨터 제작업체로 한때 명성을 날렸으나 벨루조가 최고경영자(CEO)를 맡았을 당시는 그 명성이 사그라지던 때였다. 결국 경영을 맡은 1년여 만에 12달러던 주가가 5달러까지 폭락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경영인으로서의 성적표가 별로 신통치 않았던 그였지만 지난해 9월 MS에 영입된 이후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CEO 스티브 발머가 "AOL과 야후에 뒤처진 MS의 포털서비스 MSN을 한번 맡아보라" 며 인터넷 개인 서비스 분야를 그에게 일임했고, 그는 보기좋게 성공한 것이다.

벨루조는 쇼핑.지불.통신 등을 통합한 '일상의 웹(Everyday Web)' 이란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MSN을 쓰기 쉬운 인터넷으로 재편했다. 검색엔진을 강화하고, 쪽지 송수신 기능도 보강했다. MS 사이트의 조회 건수는 현재 AOL에 이어 2위다.

MS는 지난 6월 차세대 컴퓨터 운영 시스템 'MS 닷넷' 을 발표하는 등 본격적인 인터넷 사업에 뛰어들었다. 벨루조의 위상도 높아져 그는 지금 'MS의 2인자' '인터넷 사업의 새로운 황제' 로 불리고 있다.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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