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산 신화' 재기 첫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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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1970년대 율산(栗山)신화를 만들어내며 '재계의 무서운 아이들' 중 하나로 주목받았던 신선호(申善浩.53)씨가 21년 만에 재기의 날개를 폈다.

申씨는 1일 20여년 동안 추진해온 서울 반포동 센트럴시티의 JW메리어트 호텔 개관식에 참석했다.

그가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79년 율산 도산 이후 처음이다. 申씨는 센트럴시티 회장이라는 공식 직함도 처음 사용했다.

센트럴시티에는 이날 개관한 메리어트 호텔(33층)에 이어 연말까지 신세계백화점(10층).예식홀.아케이드(6층) 등이 차례로 문을 연다.

申회장은 개관식 인사말에서 "20여년의 고통과 시련 끝에 서울 중심부에 호텔과 백화점이 들어서는 복합 생활문화 공간을 열게 돼 감회가 새롭다" 며 "이 사업에만 충실할 뿐이며 다른 사업은 구상하지 않고 있다" 고 말했다.

신명호 아시아개발은행(ADB)부총재의 친동생인 申회장은 75년 27세 때 경기고 동문과 함께 자본금 1백만원으로 율산실업을 설립했다.

4년 만에 14개 계열사를 거느린 재벌로 성장했지만 79년 외국환관리법 위반 및 업무상 횡령 혐의로 구속되면서 그룹도 해체됐다.

이후 申회장과 율산의 모든 자산은 채권은행단에 의해 공매됐지만, 터미널 부지는 17억원에 땅을 팔았던 서울시가 소유권 이전을 미룬 탓에 공매 처분을 면했다.

80년대 초부터 이 땅을 발판으로 재기에 나선 申회장은 90년대 신세계백화점.미국 메리어트호텔과 합작해 자금을 끌어들여 센트럴시티를 지었다.

황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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