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마크] 홍콩 샹하이은행 '버디 프로그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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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신입 사원들의 회사 생활 적응은 우리에게 맡기세요. "

홍콩 샹하이 은행(HSBC)은 지난 6월부터 신입 사원을 위한 '버디 프로그램(Buddy Program)' 을 운영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HSBC의 기존 직원이 버디(친구.동료)가 돼 신입 사원의 회사 생활 전반을 안내하고 보살펴 주는 제도.

HSBC는 최근 회사 규모 확대로 직원이 점차 늘어나면서 부서와 동료 사이의 친밀도가 떨어지는 등 회사 분위기가 다소 삭막해지자 직원들의 소속감과 동료애를 높이기 위해 이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이 회사는 우선 15명의 버디 자원자를 뽑아 각 층 별로 남녀 1~2명씩을 배정했다.

버디들은 담당하는 층에 근무 중인 신입 사원들에게 회사 생활을 하면서 유의해야 할 점을 일러주고 업무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준다.

심지어 상사의 성격이나 회사 근처의 싸고 맛있는 음식점 등 은밀하거나 사소한 부분도 가리지 않고 회사 생활에 필요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귀띔해준다.

갓 입사해서 혼자 점심을 먹는 등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다른 동료들 과의 만남을 주선하는 것도 이들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이 같은 버디의 동료 사랑은 신입 사원 뿐 아니라 경력사원으로 새로 입사한 직원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국내기업에 오래 종사했던 직원들이 외국기업의 문화를 익히는 데는 비슷한 경험이 있는 버디들이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지배인 직급이면서도 버디로 활동하고 있는 이지영씨는 "버디들도 회사가 일방적으로 임명하거나 활동을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짬을 내 참여하는 것이어서 큰 보람을 느낀다" 고 말했다.

버디들은 신입 사원들로부터 입사 후 느낀 소감이나 개선해야 할 점 등을 귀담아 들은 뒤 인사부와 각 부서의 매니저들에게 전달, 개선을 이끌어 내는 역할도 할 예정이다.

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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