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뀐 골프클럽 그루브 ‘별것 없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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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올 시즌부터 골프클럽의 그루브(groove·클럽 페이스이 홈) 규정이 새로 바뀌었지만 후폭풍은 거의 불지 않았다.

11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 카팔루아 골프장에서 끝난 PGA투어 시즌 개막전(SBS챔피언십)은 바뀐 그루브 규정에 따라 선수들이 새로 들고나온 클럽이 얼마나 백스핀을 잘 걸 수 있는지 관심이 쏠린 대회였다.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왕립골프협회(R&A)가 올해부터 볼에 스핀이 많이 걸리지 않도록 25도 이하 클럽(5번 아이언~웨지)에 대해 ‘직각(스퀘어) 형태의 그루브’를 가진 클럽을 못 쓰게 했기 때문이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선수들이 그린을 직접 공략하는 데 애를 먹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에서 크게 벗어났다.

2위를 차지한 로리 사바티니(남아공)는 “새 클럽을 다루기가 쉬운 것은 아니지만 티샷 때 페어웨이를 놓치지 않는다면 별 문제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3라운드까지 선두였던 루카스 글로버(미국)도 “새 규칙에 따라 아이언 클럽을 교체했지만 그루브 규정이 플레이에 큰 영향을 준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고 거들었다.


우승 기록도 규정이 바꾸기 전인 지난해와 별 차이가 없었다. 같은 골프장에서 지난해 24언더파로 우승한 제프 오길비(호주)는 이번 대회에서도 비슷한 스코어인 22언더파로 대회 2연패를 했다. 2위를 한 사바티니에게 1타 앞섰다.

오길비는 새 그루브 규정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코멘트를 내놓지 않았지만 “페어웨이를 놓치지 않은 게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최종일 그의 드라이브샷 페어웨이 안착률이 87%였고, 그린 적중률은 94%나 됐다. 단 한 홀에서만 그린을 놓쳤다.

그러나 페어웨이를 놓칠 경우 상당히 애를 먹는 모습이었다. 많은 선수가 “러프에 떨어진 볼은 스핀이 잘 걸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양용은(38)은 최종일 2타를 줄이는 데 그쳐 합계 11언더파로 19위를 했다.

최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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