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납북 용의자도 북송 포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다음달 2일 송환될 비전향 장기수 신광수(辛光洙.71)씨는 '일본인 납북' 관여자로 지목돼 일본 정부가 우리측에 조사를 요청했던 인물이다.

그러나 정부는 일본측의 요구를 거부, 辛씨를 예정대로 북한으로 돌려 보내기로 결정해 한때 한.일간 마찰조짐을 보이기도 했다.

1929년 6월 일본 시즈오카(靜岡)현에서 태어난 辛씨는 국내에서 북한 공작원으로 활동하다 85년 체포돼 지난해 말 밀레니엄 특사로 풀려날 때까지 15년을 복역한 인물.

해방되던 해 홀로 북한으로 귀국한 辛씨는 중학교를 다니던 중 6.25가 터지자 의용군으로 입대했다. 그는 노동당에 입당한 후 친지가 살고 있는 일본지역을 거점으로 공작활동을 해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는 체포 당시 80년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강제 북송된 다다아키의 여권 등을 소지하고 있어 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됐다.

일본 경찰당국은 辛씨가 석방된 직후 우리 정부에 신병인도를 요청했으나 우리 정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미 공소시효가 만료됐고 辛씨가 한국 국적을 취득한 상태라 제3국 인도가 어렵다는 이유였다.

이와 관련, 일본 산케이(産經)신문은 지난달 1일 "주한'(駐韓)' 일본대사관이 辛씨에 대한 면담과 조사에 협조해 달라고 비공식 요청했으나 실현되지 않았다.

辛씨가 그대로 북송될 경우 한국 정부는 국제 인권문제를 무시하고 테러범을 본국으로 귀환시켰다는 국제적 비난을 면할 수 없을 것" 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辛씨는 서울 봉천동 '만남의 집' 에서 다른 장기수들과 함께 생활하며 북한 송환을 준비하고 있다. 평양에는 부인과 세딸이 살고 있다.

이영종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