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 원인… 다습기류 찬공기 만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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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1998년과 99년 2년 연속 발생, 엄청난 인명 피해와 재산 손실을 보게 했던 여름철 집중호우가 올해도 찾아왔다. 시기는 다소 늦춰졌지만 원인과 양상은 매우 흡사하다.

이번 호우는 중국 화남지방에서 열대저압부(TD)로 약화된 제10호 태풍 빌리스의 영향으로 다량의 수증기를 머금은 고온다습한 남서기류가 지속적으로 한반도로 유입하면서 우리나라 북서쪽의 기압골에 의해 남하한 찬 기류와 만나 중부지방에 수렴대가 형성되면서 나타났다.

마치 목욕탕에서 뜨거운 공기가 올라가 차가운 천장에 부딪치면서 물방울이 맺히는 원리다.

이같이 남서기류가 유입된 데는 북태평양고기압이 발달하지 못해 '힘의 공백' 상태가 생겼기 때문이다. 지난해와 비슷한 현상이다.

기상청의 한 관계자는 "이같은 기압배치는 우리나라 여름철 집중호우의 유형이 돼가고 있다" 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호우는 지난해 하루 최고 3백㎜의 폭우를 쏟아부은 것보다는 강수량이 다소 적을 것이라는 게 기상청의 전망이다.

기상청은 이번 비의 원인이 된 중국 화남의 열대저압부가 온대저기압으로 약화되겠지만 계속 북동진하면서 한반도 쪽으로 더욱 많은 수증기를 공급, 현재 중부지방에 형성된 수렴대를 강화시키면서 휴일까지 비가 이어지겠다고 내다봤다.

더욱이 일본 남쪽해상에 중심을 둔 북태평양고기압이 수축.확장하는 데 영향을 받아 이 수렴대가 남북으로 진동, 서해안 지역에 집중됐던 호우가 한반도 전역으로 확산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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