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DJ 2년반 평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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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이 24일 김대중 대통령 임기 중반시점에서 '김대중 정부 2년반 평가자료집' 과 '김대중정권 임기절반에 부쳐' 라는 특별성명을 냈다.

2백40쪽의 자료집에서 한나라당은 "국민의 정부는 총체적으로 실패한 정부" 라고 규정했으며 "金대통령은 새로 일을 벌이기보다 벌여놓은 일이나 제대로 마무리하라" 고 주문했다.

그러나 金대통령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부분도 있다.

자료집은 "金대통령이 이 정도로 진전된 남북관계를 이룬 것은 역사적으로 기록될 것이고, 1997~98년의 경제위기를 더 이상 악화시키지 않고 이 정도나마 수습한 것은 평가할 만하다" 고 했다.

이같은 '일부 긍정' 내용이 들어간 것은 이회창(李會昌)총재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李총재는 초안을 검토한 뒤 '남북문제와 외환위기 극복은 대승적 차원에서 인정해야 한다' 는 취지로 내용을 수정토록 했다고 한다.

또 "국민의 정부는 궁민(窮民)의 정부일 뿐" 이라는 자극적 대목도 삭제토록 했다.

평가자료집에 "지난 2년반 동안 대통령과 정부 관계자의 노고를 위로하고자 한다" "때로는 국민과 야당의 비판이 야속하기도 했을 것" 이란 문구가 들어간 것도 李총재의 이런 생각을 반영한 것이라고 관계자가 전했다.

다음은 자료집 요지.

◇ 대북정책〓북한에 주도권을 빼앗긴 채 원칙없이 이끌려 다니면서 임기 내 단기적 성과에만 집착하면 안된다.

국내정치가 북한에 인질로 잡혀 있다. 김정일이 국내정치에 개입하기 시작했고, 언론의 자유를 제약하고 있다.

반미사상이 고개를 들게 한 것은 심각한 문제다.

◇ 경제문제 등 내치(內治)〓시장이 정부정책을 신뢰하지 않고 있다. 의료대란은 국민을 실험대상으로 삼은 정부의 무책임과 오만 때문이다.

김대중정권 실패의 근본원인은 DJ 개인 중심의 초법적.제왕적 인치(人治)에서 비롯했다. 준비없이 즉흥적으로 이것저것 손대보는 '백화점식 개혁' 의 병폐다.

◇ 정치자금 여당 집중〓세풍(稅風)수사, 후원인 계좌추적 등으로 야당의 돈줄을 끊었다. 1999년 상반기 여야 후원금 모금 비율은 1백88대1이다.

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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