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시황] 비수기 불구 전세가격 강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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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여름 휴가철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전세 아파트 품귀현상이 벌어지면서 가격도 강세다.

텐 커뮤니티 조사에 따르면 지난 한달 동안 서울지역의 매매가는 평균 0. 46% 오른데 비해 전셋값은 1.2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세는 예년과 달리 올 여름 내내 강세를 보여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대란의 우려를 낳고 있다.

서울에서는 전세물건을 찾아보기 힘들고 간간이 나오더라도 즉시 소화되는 실정이다.

전세로 쉽게 대체될 만한 소형아파트 공급이 줄어든데다 재건축사업이 많아져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집을 사지 않고 세를 드는 사람이 많아진 것도 전세난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셋값이 매매가의 70~80%나 돼도 젊은층은 쉽사리 집을 장만하려 하지 않는다.

매매로 인한 세금(취득세.등록세 등)도 부담스럽고 투자차원에서 선뜻 집을 사기에는 부동산시장이 불투명한 게 그 이유다.

서울 강북구 번동 전셋값은 기산아파트 25평형이 2백만~5백만원 올라 한달간 평균 1.68%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32평형도 5백만원 정도 뛰었다. 인접한 길음동의 재개발이 진행되면서 이주민이 이곳으로 이동한 때문이다.

강서구 등촌동 서광아파트 24평형도 5백만원(2.35%) 올랐으며 광진구 자양동 현대2차 26평형도 1천만원이나 뜀박질해 전셋값이 9천5백만원 선에 형성돼 있다. 전셋값 오름세는 이처럼 지역에 관계없이 소형 평형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마포구도 전세 수요가 늘고 있는 곳. 마포에 오피스 빌딩이 늘면서 직장을 따라 거주지를 옮기려는 수요자들이 증가했고 여의도 직장인들도 유입되고 있다.

여의도 아파트들이 낡은데다 5호선이 마포와 연결돼 있고 6호선도 연말께 개통될 예정이라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 일대 현재 신규 아파트의 전세가는 기존 아파트보다 1천5백만~2천만원 높게 형성돼 있다.

매매가는 큰 변동이 없으나 잠실은 1.28% 상승하며 강세다. 재건축을 앞두고 있는 잠실주공 1~4단지에 대해 정부가 조만간 개발기본계획을 확정 고시할 것이라는 소문이 시장에 영향을 주었다.

신도시는 전반적으로 보합세인 가운데 일산.평촌의 매매가가 0.25% 올랐고 전셋값는 산본이 지난달 초보다 2.6% 상승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황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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