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소리] 보도블록 잘못 깔아 골절사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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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얼마 전 산책을 나갔던 어머니가 다리를 크게 다쳤다.

어머니는 동네를 산책하던 도중 공사장에서 넘어져 복숭아뼈 밑부분의 뼈가 골절된 데다 인대가 하나 끊어지는 중상을 입었다.

보도블록을 뒤집어 놓은 공사현장에는 맨홀 뚜껑이 있었는데 그것이 도로와 20㎝ 정도 차이가 날 만큼 밑으로 움푹 패어 있어 그 부분에 다리가 끼어 넘어진 것이었다.

도로 한 복판에서 공사하고 있었는 데도 주변에는 아무런 차단막도 쳐 있지 않았다고 한다.

더욱이 그 길은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길도 아니고 주민 대다수가 이용하는 길이었지만 공사현장은 위험천만한 채로 방치돼 있었다.

보상을 받기 위해 동사무소에 문의해 봤더니 동사무소에서는 구청으로 책임을 미뤘고, 구청에서는 다시 시청으로, 시청에서는 구청으로 책임을 전가했다.

요즘 서울 시내 곳곳에 보도블록을 뒤집어 놓고 공사를 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우리 동네의 그 공사는 올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지난해 12월 부랴부랴 시작한 것이다.

멀쩡한 보도블록을 뒤집어 놓으려면 최소한 시민의 안전부터 신경써야 할 것 같다.

양혜지.인터넷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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