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표금리 연중 최저치 경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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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이달 들어 지표금리가 연일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9일 회사채 및 국고채 3년물 금리가 각각 8.94%, 7.77%로 연중 최저를 기록한데 이어 10일에도 8.89%, 7.69%로 전날보다 더 떨어졌다.

채권금리가 이같이 연일 하락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투신권의 비과세 펀드에 시중자금이 몰려들면서 투신사들이 채권을 사들일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채권을 사는 측이 많아지면 채권값이 올라가게(채권금리는 하락)된다.

그러나 시장에선 이같은 지표금리 하락이 반드시 자금시장의 신용경색 완화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국공채 및 일부 우량 회사채를 제외한 신용등급 BB+ 이하의 투기 채권은 아무리 높은 금리를 문다해도 여전히 거래가 거의 안되기 때문이다.

중견기업들의 자금난 대책으로 나온 '프라이머리 CBO(발행시장 자산담보부증권)' 에서 투기등급 채권 중 일부를 의무적으로 인수하고 있긴 하지만 만기가 돌아오는 물량을 모두 소화하기는 역부족이라는 게 시장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7월말에 1조5천5백억원에 달하는 회사채가 만기를 맞았으나 이중 차환발행에 성공한 것은 1천5백억원에 불과했다.

다행히 이달 초에 처음으로 선보인 프라이머리CBO에서 약 7천억원 가량을 인수해줬지만 나머지 7천억원어치는 소화되지 못했다.

김성민 한은 채권팀장은 "최근의 지표금리 하락은 거시경제 및 전반적인 시장여건이 호전돼서라기보다는 국공채 및 우량 회사채에만 수요가 집중됐기 때문" 이라면서 "투기등급 채권 거래가 조속히 활성화하지 않을 경우 시장왜곡이 심해질 것" 이라고 말했다.

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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