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분리 이번주 중 해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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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현대그룹 문제를 이번주 내에 풀도록 지시하면서 정부와 채권단의 움직임이 긴박해지고 있다.

채권단은 정주영(鄭周永)전 명예회장과 정몽헌(鄭夢憲)현대아산 이사회 의장은 물론 정몽구(鄭夢九)현대자동차 회장의 퇴진까지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등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 계열분리 문제가 이번주 중 해결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남기(李南基)공정거래위원장은 9일 "현대자동차의 계열분리 문제는 이번주 내에 해결될 수 있을 것" 이라고 전망했다.

李위원장은 "현대자동차 계열분리의 관건인 정주영 전 명예회장의 자동차 지분을 채권단에 위임하고, 鄭전명예회장 명의의 자동차 지분 포기각서에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의장이 연명해 서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 말했다.

李위원장은 "지분 포기각서에는 향후 어떤 일이 있어도 자동차 지분을 다시 찾아가지 않겠다는 표현이 들어 있어야 한다" 고 덧붙였다.

현대의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 김경림(金璟林)행장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3부자(父子) 퇴진은 현대측이 전국민에게 약속한 사항" 이라며 "鄭전명예회장과 정몽헌 의장은 이미 일선에서 떠난 만큼 정몽구 회장이 물러나야 이 약속이 완전히 지켜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고 밝혔다.

채권은행단의 최고 책임자가 현대 3부자와 경영진의 거취에 대해 직접 언급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현대그룹도 이날 현대자동차의 계열분리 방안을 먼저 발표한 뒤 자구계획과 경영진 교체 등 지배구조 개선안을 순차적으로 발표키로 했다.

그러나 3부자 퇴진 이행 요구에 대해서는 특히 정몽구 회장측이 반발하고 나섰다.

현대차 관계자는 "3부자 퇴진은 鄭회장이 합의한 사항이 아니며, 鄭회장은 그룹측의 3부자 퇴진에 반발해 현대차와 기아차 이사회에서 다시 신임받았다" 며 퇴진 불가론을 폈다.

이용택.서경호.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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