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용 가능한 '수학적 사고' 가르쳐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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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필자는 수학과 거리가 먼 국어교사다. 대다수가 그렇듯 나도 학창 시절 수학 때문에 골머리가 아팠던 경험이 있다.

방정식에 함수, 미분과 적분, 통계와 확률, 기하까지 칠판을 가득 메우던 복잡한 풀이 과정.

나를 포함한 수많은 학생들이 수학에 재능이 없다며 좌절하거나 같은 참고서에 파묻혀 문제 풀이식 공부에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렸던가.

참으로 현기증 나던 시간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 안타깝다. 더구나 화가 치미는 것은 그렇게 애써 배운 수학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쓸모가 없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현실에서 수학적 사고가 얼마나 중요한가.

당장 숫자를 빼고 신문을 읽으면 경제나 정치면은 물론이고 스포츠면까지도 기괴한 퍼즐로 변한다.

수학 교육은 수학적 사고 방법을 배우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점수로 줄을 세울 것이 아니라 원리를 체득하고 이를 창조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가르쳐야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수십 년 전에 쓰인 수학 참고서를 껴안고 끙끙대는 학생들을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한술 더 떠 초등학교 5학년 때 벌써 2차방정식을 배우고, 수학 경시대회 출전에 목매는 어린 학생들을 보면 안쓰럽다.

다행히 바람직한 수학 교육을 위해 그동안 기울여 온 현장의 노력이 적지 않아 많은 위안이 된다. 신문을 활용하는 수학 교육 방법 역시 이 같은 노력의 결과다.

이제부터라도 수학적 사고 방식이 생활에서 얼마나 유익하고 다양하게 쓰이는지 우리 아이들에게 깨닫게 해야 한다.

<숭문고.중앙일보 nie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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