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소리] 112에 폐수무단방류 신고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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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대전에 살고 있는 중학교 3학년 여학생이다. 얼마 전 친구와 함께 한 고수부지 옆을 걸어가며 바람을 쐬고 있던 중 어어없는 장면을 목격하게 됐다. 자동차 한 대가 호스를 통해 강물에 폐수를 버리고 있는 것이었다.

나는 빨리 옆에 있는 공중전화 부스로 가서 112에 신고를 했다. 전화를 받은 여성 담당자에게 이 사실을 알렸더니, 그는 무관심한 말투로 "저희는 환경부 소속이 아니거든요. 환경 관련은 ×××-××××로 연락하세요" 하고는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그 순간 나는 황당함을 감출 길이 없었다. 무엇보다 성의없이 속사포처럼 내던진 전화번호를 제대로 기억할 수 없어 신고를 할 수 없었고, 시민의 제보를 처리하는 관청의 태도가 이래도 좋은지 의문이 들었다.

물론 각기 맡은 부서가 다르므로 약간은 번거로울 수도 있지만, 시민의 제보를 제대로 접수하려는 노력만큼은 있어야 하는 것 아닐까.

우리나라 사람들이 더욱 질서 있고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불법행위를 보면 반드시 제보하는 노력도 필요하지만 경찰 등 관계기관의 친절하고 적극적인 제보 접수노력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부 각 부처는 '네 부서냐, 내 부서냐' 를 따지기 전에 시민의 제보를 정성껏 대하는 자세를 갖추어야 한다고 본다.

최시은.인터넷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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